화학·환경공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 강봉철(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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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벽에서 빗방울로 전기를 만드는 '자연 에너지 하베스팅 벽' 개발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 게재

 

국민대학교 기계공학부 강봉철 교수 연구팀이 건물 벽에 흔히 쓰이는 대리석에 레이저로 발전 장치를 직접 새겨,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전기를 만들어내는 '자연 에너지 하베스팅 벽(Natural Energy Harvesting Walls, NEHW)'을 개발했다. 쉽게 말해 건물 벽이 비를 맞으면서 스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번 연구는 화학·환경공학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인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F: 12.5, 상위 4.0%)에 게재됐다. 백승현 박사 졸업생이 제1저자로, 최민창·최종문 석사과정생이 공동저자로 참여했으며, 강봉철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요즘 많은 건물이 옥상이나 창문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기를 얻는다. 하지만 태양광은 햇빛이 있어야만 작동하기 때문에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 그리고 밤에는 전기를 거의 생산하지 못한다. 연구팀은 바로 이 '태양광이 쉬는 시간'에 주목했다. 비가 올 때 떨어지는 빗방울로 전기를 만들 수 있다면 날씨와 상관없이 건물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빗방울로 전기를 만드는 원리는 겨울철 옷을 벗을 때 '찌릿' 하고 느껴지는 정전기와 비슷하다. 물방울이 특수한 표면에 부딪혔다가 떨어져 나가는 순간 전기가 생기는데, 이 전기를 잘 모으려면 마이크로·나노 크기의 구멍이 무수히 많아 표면적이 매우 넓은 금속층이 필요하다. 문제는 대리석 같은 돌은 표면이 거칠고 불순물이 많아, 반도체를 만들 때처럼 정밀한 장비로 전극을 입히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또한 전극 재료인 알루미늄은 값싸고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지만, 제조 공정 중에 열을 가하면 쉽게 산화되어 전기적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알루미늄 입자에 레이저를 펄스 형태로 끊어서 쏘아 소결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약 50나노초(1억분의 5초)라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레이저로 알루미늄 입자를 순간적으로 녹이고, 이보다 훨씬 긴 약 20마이크로초 동안 식히는 과정을 빠르게 반복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알루미늄이 산소와 반응할 틈 없이 조금씩 녹아 뭉치면서, 마치 시골 자갈길처럼 작은 덩어리와 미세한 구멍이 가득한 다공성 전극이 만들어진다. 이로써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쓰이는 복잡한 진공 장비나 클린룸 없이도 돌 위에 바로 전극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 기술의 큰 장점이다.

 

실험 결과, 이렇게 만든 전극은 기존 방식보다 2배 이상 높은 발전 성능을 보였다.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장시간 물방울을 맞거나 표면을 문지르고 두드려도 정상적으로 작동해, 높은 안정성과 내구성을 확인했다. 특히 태양광 패널과 함께 사용했을 때는 태양광 발전량의 약 21.7%에 해당하는 전기를 추가로 얻을 수 있었고, 태양광이 멈추는 밤에도 빗방울만으로 전기를 만들 수 있었다.

 

환경을 생각한 설계도 눈에 띈다. 장치를 다 쓰고 나면 사포로 표면을 연마하기만 해도 원래의 대리석 상태로 되돌릴 수 있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버려지는 쓰레기를 최소화한 '재활용 가능한 발전 장치'인 셈이다.

 

이번 연구는 그저 건물을 감싸기만 하던 벽돌과 돌을 스스로 전기를 만드는 '에너지 생산 공간'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건물 외벽뿐 아니라 도로, 다리 등 도시 곳곳에 적용되어 친환경 에너지를 만드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중견연구, 중점연구소)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Back, S., Choi, M., Choi, J. and Kang, B.의 「Natural energy harvesting walls: Laser-sintered porous Al electrodes on natural stone for triboelectric rain energy harvesting」이라는 제목으로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2026년 10월호에 게재됐다.

 

 

(사진: 좌측부터) 백승현 박사 졸업생, 최민창 석사과정생, 최종문 석사과정생, 강봉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