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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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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원준 박사과정 (전자공학부), 박준석 교수 (전자공학부), 안형수 겸임교수(양자보안 차세대통신학부), 이재학 겸임교수(양자보안 차세대통신학부)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양자통신연구실(前 밀리미터파회로연구실) 봉원준(박사과정), 박준석 교수 및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엘앤비에스(LNBS),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일본 나고야대학교 연구팀이 공동으로 실리콘(Si)과 게르마늄(Ge)을 중심(core)으로, 질화알루미늄(AlN)을 껍질(shell)로 갖는 반도체 코어-쉘 결정이 기존 통념과 반대로 '껍질이 먼저 만들어진 뒤 속이 채워지는' 방식으로 성장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아울러 이렇게 만든 결정에서 상온에서 광통신 대역인 E-band(약 1,372~1,392 nm) 발광을 관측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ACS Omega』에 2026년 10월 8일자로 게재됐다.
실리콘과 게르마늄은 반도체 칩과 태양전지, 광소자에 두루 쓰이는 핵심 재료다. 이 재료를 한 결정 안에서 중심과 껍질로 나누어 쌓은 코어-쉘 구조는 계면 특성과 변형, 조성을 조절할 수 있어 차세대 소자 재료로 주목받아 왔다. 지금까지 이러한 구조는 "결정 핵(core)이 먼저 생기고, 그 위에 껍질(shell)이 덧입혀진다"는 틀 안에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실제 마이크로미터 크기 결정이 어떤 순서로 만들어지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아침 거미줄에 이슬이 구슬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맺히는 자연 현상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가늘고 긴 액체 기둥이 일정한 간격의 방울로 끊어지는 이 현상은 '플라토-레일리 불안정성(Plateau-Rayleigh Instability, PRI)'으로 설명된다. 연구팀은 알루미늄(Al), 갈륨(Ga), 게르마늄, 실리콘 원료를 하나의 흑연 보트에 함께 넣고 염화수소(HCl)와 암모니아(NH3) 가스를 흘려 결정을 키우는 혼합소스 수소화물 기상 에피택시(HVPE) 공정에서, 암모니아 공급을 중간에 끊는 방식으로 알루미늄 기반의 가늘고 긴 '나노흡수체'를 먼저 만들었다. 그 결과 나노흡수체를 따라 거미줄의 이슬처럼 약 2~6 마이크로미터 간격의 얇은 알루미늄 막이 규칙적으로 생겼고, 막 사이의 빈 공간에 게르마늄 방울이 갇히면서 안쪽부터 차례로 채워지는 모습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입증하기 위해 전자현미경(FE-SEM, HRTEM)과 에너지분산 X선 분광(EDS), 라만 분광에 더해 나노 초점 X선 단층촬영(nano-CT)을 동원했다. nano-CT로 결정 내부를 3차원으로 들여다본 결과 속이 완전히 빈 바늘 모양 구조, 부분적으로 채워진 구조, 완전히 채워진 코어-쉘 구조가 한 성장 조건 안에서 순서대로 확인됐다. 이는 질화알루미늄 계열의 껍질 틀이 먼저 만들어진 뒤 게르마늄 또는 실리콘-게르마늄이 그 안을 채워 가는 '쉘-퍼스트(shell-first)' 성장 모델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실리콘이 풍부한 결정에서는 일반적인 입방정 실리콘과 다른 육방정(2H) 구조에 가까운 영역도 국소적으로 관찰됐다.
특히 연구팀은 이렇게 성장한 결정에서 상온 광발광(PL) 측정을 통해 광통신 E-band에 해당하는 약 1,371.9 nm, 1,377.0 nm, 1,381.1 nm, 1,391.8 nm 파장의 발광을 관측했다. 광섬유 통신에 쓰이는 파장 대역에서 실리콘·게르마늄 기반 결정이 상온에서 빛을 낸다는 점은 광원과 양자 소자 응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제1원리 계산으로 탄소-산소 복합 결함을 발광 후보 모델로 검토하고 계산 조건에 따른 민감도를 함께 제시했으며, 현 단계에서는 특정 결함을 발광 원인으로 단정하지 않고 후속 저온 측정과 광자 상관 측정의 기준점으로 삼았다.
이번 연구는 반도체 결정 성장 분야에서 통용되던 '핵 먼저, 껍질 나중' 순서를 뒤집는 성장 경로를 3차원 영상으로 확인하고, 그 결정에서 통신 대역 발광을 상온에서 관측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민대학교 연구팀은 현재 광주파수 변환 없이 통신 대역에서 직접 동작하는 양자메모리 플랫폼을 개발하는 정부 과제를 주관하고 있으며, 이번에 확인한 육방정 실리콘 영역과 통신 대역 발광은 그 핵심 소재 후보를 검증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결정이 자라는 순서를 3차원으로 직접 확인하고, 그 결정이 광통신 파장에서 상온 발광한다는 사실까지 연결해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실리콘 기반 통신 대역 양자광원과 양자메모리 플랫폼 연구로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광주파수변환(QFC) 없는 통신대역 이중대역 양자메모리 플랫폼 핵심기술 개발' 과제(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서울특별시의 서울 ANCHOR 사업, 나고야대학교 IMaSS 공동이용·공동연구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Choi, S., Kim, K. H., Bong, W. J., Park, J.-S., Kwon, E., Kim, S., Kim, M., Jeong, D., Lee, J. H., Kato, T., Honda, Y., Honda, A. and Ahn, H. S.의 「Plateau-Rayleigh Instability-Driven Shell-First Growth of (Ge, Si1-xGex)-AlN Core-Shell Crystals Exhibiting Telecom E-Band Photoluminescence」라는 제목으로 『ACS Omega』 2026년 제11권 41호(63138-63150쪽)에 게재됐다.